6.25전쟁영웅 김해수 경감과 석상익 경위, 그리고 새로운 영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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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영웅 김해수 경감과 석상익 경위, 그리고 새로운 영웅들
  • 동두천.연천신문
  • 승인 2018.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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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억 경기북부보훈지청 보훈과
▲ 김동억

요즘 아이언맨과 앤트맨과 같은 헐리우드 히어로 영화가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러한 영화가 우리나라에서 특히 인기가 있는 것은 영웅이 부재한 요즘, 세상을 바꿔놓을 수 있는 영웅을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갈구하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우리 사회의 영웅은 과연 누구일까? 역대 대통령 중 누군가를 지목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며, 경제 발전에 일조한 재계의 유명인물을 지목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민주화 운동가를 지목하는 사람들, 아니면 자신의 부모님을 지목하는 사람들 등, 다들 제각각일 것이다.

그러나 앞에서 언급한 영웅들이 존재할 수 있었던 것은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라는 공동체가 있었기 때문이고, 우리가 살고 있는 국가는 6.25참전유공자의 희생과 공헌이 있었기에 존재할 수 있었다.

6.25참전유공자의 희생과 공헌이 없었다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삶의 목표를 스스로 결정할 수도 없고 빈곤에 허덕이고 있을 뿐만 아니라, 평화로운 일상조차 누리지 못하는 비극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우리에게 자유롭고 풍요로운 삶을 안겨주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쳐 희생한 그들을 ‘영웅’이라고 칭하는 것은 당연하며, 그 영웅들을 역사의 페이지 속에 기록하여 후세들에게 알리고,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국가유공자를 새롭게 발굴하여 그들을 예우하는 것이 현 시대가 요구하는 ‘보훈’이 아닐까 싶다.

내가 몸담고 있는 국가보훈처에서는 위에서 언급한 ‘영웅’들을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매달 ‘이달의 6.25전쟁영웅’을 선정하고 있다. 올해 7월의 6.25전쟁영웅으로는 김해수 경감과 석상익 경위가 선정되었는데, 그들의 용맹한 전투와 살신성인은 북한군의 진격을 지연시키는데 크게 기여했다.

6.25전쟁 개전 초기인 1950년 7월 1일 북한군의 공세에 의해 강원도 경찰은 남하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지만, 10만kw규모의 화력발전소가 있는 강원도 영월을 방어하기 위해 강원도 비상경비사령부는 영월 방어부대를 편성하였다.

북한군의 공세로 영월 방어부대는 일시적으로 영월을 후퇴하였지만, 김해수 경감이 이끄는 결사대는 영월을 점유하고 있는 북한군을 재공격하였다.

1950년 7월 8일 영월군 녹전리 송현고개에서 김해수 경감이 이끄는 결사대와 북한군은 마주쳤고, 결사대는 투혼을 다해 싸웠지만 김해수 경감은 박격포탄에 맞아 전사하였고, 그를 대신한 석상익 경위가 결사대를 이끌고 항전하였지만, 그마저 전사하게 되었다.

김해수 경감과 석상익 경위가 이끄는 결사대는 영월을 회복하는 데 실패하였지만, 그들의 용맹한 전투와 희생은 그들에게 ‘영웅’의 호칭을 부여하는데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경기북부보훈지청에서는 새로운 ‘영웅’을 찾기 위해 국가보훈처에 국가유공자로 등록하기 전에 사망하여 미처 등록되지 못하였거나 생존해 있지만 등록하지 못한, 다수의 참전국가유공자와 무공수훈 국가유공자를 발굴․등록하였고, 지난 6월 28일에 경기북부보훈지청 주관 행사인 '경기북부 따뜻한 보훈문화 페스티벌; 꿈꾸는 보훈, 함께하는 미래'를 개최함과 동시에 ‘2018년도 국가유공자 증서 수여식’도 함께 진행하여, 행사에 참여한 많은 시민들의 박수 속에서 새롭게 발굴․등록된 국가유공자 및 유족에게 국가유공자 증서를 정중히 수여할 수 있었다.

영웅은 영화 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68년 전 그 해 7월, 영월을 사수하기 위해 죽음을 무릎 쓰고 항전한 김해수 경감과 석상익 경위같은 영웅이 있었고, 얼마 전 감사와 존경의 박수 속에서 국가유공자 증서를 수여받은 새로운 영웅도 있었다.

장기간의 경기불황으로 인해 많은 이들이 고통과 불안을 겪고 있는 이 시대에 우리는 어쩌면 새로운 영웅을 갈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회가 민주화될수록 대화와 타협이 중요시되고 한 사람에 의한 ‘급격한 개혁’이 불가능한 점에 비추어 볼 때, 기존에 우리가 바라보았던 카리스마적인 ‘영웅’은 다시 나타나기 는 힘들다.

메시아 같은 새로운 ‘영웅’을 갈구하는 것보다는 김해수 경감과 석상익 경위와 같은 살신성인의 ‘영웅’처럼, 그리고 새롭게 국가유공자 증서를 수여받은 조용한 ‘영웅’처럼, 때로는 중심에 서서 때로는 주변에 서서, 우리 모두가 ‘영웅’이 되어 국가라는 공동체를 위해 조금이나마 헌신하는 삶을 살아간다면, 메시아와 같은 새로운 ‘영웅’이 우리 앞에 도래하는 날이 하루빨리 오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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