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컬럼]조국 장관 사퇴가 우리에게 남긴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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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컬럼]조국 장관 사퇴가 우리에게 남긴 숙제
  • 동두천.연천신문
  • 승인 2019.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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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열 포천신문 명예회장,
▲ 최호열 포천신문 명예회장

[기고컬럼] 조국 법무부 장관이 취임 35일 만인 14일 오후 전격 사퇴했다. 조 장관은 입장문을 통해 “검찰개혁을 위한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라."며 “검찰개혁은 학자와 지식인으로서 필생의 사명이었고, 오랫동안 고민하고 추구해왔던 목표였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졌고 국민들께 너무 죄송스러웠다. 특히 상처받은 젊은이들에게 정말 미안하다”고 밝혔다.

조국 장관의 임명과 사퇴를 두고 우리 사회는 두 달이 넘도록 엄청난 갈등과 논쟁을 겪어왔다. 진보와 보수는 각기 다른 자신들의 광장으로 모여 진영 대결을 벌였고, 정치권은 정치권대로 민생과 국정은 뒤로한 채 ‘조국’에 대한 극한 대립만을 이어왔다.

조국 장관이 사퇴한 만큼 검찰개혁을 둘러싼 더 이상의 혼란과 갈등은 없어야 한다. 서초동집회와 광화문집회 모두 검찰개혁이라는 대의에는 뜻을 같이 했다는 점을 정치권은 분명하게 인식해야 하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검찰개혁의 법적·제도적 틀을 완성시켜야 한다.

조 장관은 사퇴 직전 검찰개혁 방안을 발표했다. 이 개혁안은 특수부 축소·폐지와 인권보호수사규칙 제정, 피의사실 공표 관련 제도 개선 등 수사권과 기소권, 공소유지권을 독점한 검찰의 막강한 권력을 분산하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이 같은 방안에 대해서는 13일 고위 당·정·청 협의회에서 이미 합의가 이뤄졌고 15일 국무회의에 상정돼 의결됐다.

이제 공은 국회로 넘어갔다. 국회에서는 그동안의 파행을 접고 패스트트랙에 올라 있는 공수처 설치 및 검·경 수사권 조정안과 관련한 검찰개혁 입법을 실행해야 한다.

또한 조국 문제로 매몰되어 있던 국정감사, 2020년도 예산 심사도 서둘러 차질 없이 진행돼야 한다. 더 이상 민생, 외교, 안보 등의 핵심 국정 현안이 정쟁 속에 파묻혀져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

조 장관의 사퇴 발표 이후 문재인 대통령은 “그동안 우리 사회가 큰 진통을 겪은 사실만으로도 국민에게 송구한 마음이다. 그런 가운데서도 의미가 있었던 것은 검찰개혁과 공정의 가치, 언론 역할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검찰개혁과 공정의 가치는 가장 중요한 국정 목표이며 국정 과제이기도 하다”며 “정부는 그 두 가치의 온전한 실현을 위해 국민의 뜻을 받들고 부족한 점을 살펴가면서 끝까지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서초동이든 광화문이든 광장으로 모인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정의·공정·균등이라는 사회적 가치에 바탕을 두고 있다. 문 대통령의 발언 역시 이를 수렴하고 있다. 이제 대한민국의 민주정치는 진영의 논리를 떠나 국민이 광장에 모여 직접 목소리를 내는 ‘광장의 정치’가 일상화되고 있다. 이런 ‘국민의 목소리’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정치는 더 이상 생명력을 유지할 수 없다.

이번 조국 사태는 우리에게 많은 점을 시사했다. 조 장관을 둘러싼 수많은 갑론을박 속에서 국민들의 가치관을 들었고 언론의 중요성을 실감했으며 소모적 정쟁의 극단을 목도했다.

이를 계기로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것은 단순히 검찰개혁만이 아니다. 국민의 화합을 다시금 이끌어내야 하고, 정치, 언론, 교육 등 사회전반에 걸친 개혁도 새롭게 추진해 나가야 한다. 그것이 정의·공정·균등이라는 ‘촛불’의 가치를 실현시킬 수 있는 길이자, 진정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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