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의 남북정상 회의록 공개와 민주당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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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의 남북정상 회의록 공개와 민주당의 딜레마
  • 동두천.연천신문
  • 승인 2013.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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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익 본보 컬럼위원

이병익 본보컬럼위원
 전직 국정원장의 대선 개입의혹에 대해서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의 공세가 전 방위로 절정을 이루고 있는 시점에 국정원은 남북정상회담의 대화록 전문을 공개했다. 국정원의 전문공개가 전격적으로 이루어지리라고 생각하지 못했기에 놀라움은 컸다.

국정원의 입장에서는 NLL관련 발언만 발췌해서 보내기에는 상당한 부담이었을 수 있다. 그렇게 했다면 민주당의 정치적인 공세에 시달릴 수도 있는 문제였을 것이다. 2급 비밀로 분류했던 녹취록을 일반 문건으로 풀고 국정원장의 주도로 전문을 공개하기에 이르렀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에 보낸 편지에서 국정원의 선거개입문제에 침묵을 지키지 말고 대통령이 해명하고 사과하라고 하면서 국정조사를 즉각 실시하라고 권유했다. 그리고 민주당은 NLL관련 의혹에 대해서 발언록 원본은 물론이고 녹음테이프 공개도 할수 있음을 밝혔다. 문재인 전 대통령후보도 공개할 수 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민주당은 망치로 맞은 듯이 멍한 기분을 순간적으로 느꼈을 것이고 새누리당은 자신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졌음에 쾌재를 불렀을 것이다. 그러나 녹취록 공개는 앞으로 더 많은 논란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본다. 공개의 정당성을 따지는 야당과 국민의 요구에 침묵할 수 없었던 국정원의 책임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

민주당은 국정원의 정상회담 회의록 공개에 대해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흥분하면서 국정원장에 대해서 해임을 촉구하고 나섰다. 마치 민주당이 허락을 해야 녹취록을 공개할 수 있는데 독단적으로 공개했으니 대통령이 책임을 지라는 의미로 보인다. 민주당의 대응이 일관성이 없다는 느낌을 받는다.

민주당은 국정원의 먼저 대선개입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를 실시한다면 NLL발언록을 공개할 수 있다는 입장을 취했다. 국정조사에 합의해 주지 않으면 NLL발언록 공개를 할 수 없다는 정치적인 연계전략을 취해왔다.

국정원의 대선개입 의혹과 NLL발언록은 상호 아무런 연관이 없는 별개의 사건이다. 대선개입 의혹은 의혹이 있는대로 검찰에서 수사하고 그 후에 국회에서 논의할 것이고 NLL관련 녹취록은 국민들이 알고자 하는 관심사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김정일과 만나서 NLL포기 의사가 있었는지 NLL에 대해서 어떤 입장을 갖 있었는지는 중대한 국익에 관한 문제이기도 하다.

이제 남북정상회담 녹취록이 공개된 마당에 서로 유리하게 해석하려는 과정이 진행될 것이다. 좌,우의 시각이 극명하게 드러날 것이고 진영논리는 더욱 힘을 발휘하게 될 것으로 본다. 이번 사건이 민주당의 입지에 심대한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녹취록 내용에는 대다수의 국민이 알기를 원하는 남북정상 간의 NLL관련 대화내용뿐만 아니라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의 대화내용도 고스란히 들어있어서 국민들이 상세하게 알 수 있게 되었다.

한겨레와 한국사회여론연구소의 여론조사 결과에 의하면 57.1%가 녹취록 등 원문을 공개해야 한다고 답했고 36.7%는 공개해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국가정보원의 대선 정치·개입 의혹을 둘러싼 국정조사에 대해서는 필요하다고 답한 응답자가 78.4%로 나타났고 필요 없다는 응답 19.0%에 비해 훨씬 높았다. 여론의 동향대로 한다면 국정조사를 실시하고 녹취록 공개는 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녹취록 공개사건을 앞두고 여, 야가 벌였던 정치공방은 안개 속을 헤메는 듯 본질적인 문제와 관계없이 무성한 말들만 있었다. 공개여부를 둘러싸고 법적인 문제를 제기하기도 하고 NLL포기를 말한 적이 없다는 당시의 남북회담 장관과 실무자의 말도 있었고 노무현 대통령의 저자세를 지적하는 논객들도 있었다. 이제는 밝혀진 대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생각을 국민들이 대화내용을 보고 판단하면 될 것이다.

국정원의 선거개입에 대한 물타기라고 주장하던 야권은 역대대통령이나 김정일을 만났던 국내의 인사들에 대한 녹취록도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일부에서 2002년에 방북을 해서 김정일을 면담하고 온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는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의 선거개입 의혹은 야당에서도 신뢰하는 검찰총장이 수사지휘권을 갖고 수사를 철저히 하고 국정조사도 하면 될 것이다. 이번 사건이 민주당의 존립에 영향을 주고 안철수 신당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계기도 될 것으로 본다. 민주당이 점차 사면초가에 빠지는 현상을 보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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