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과 기부, 그 아름다운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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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과 기부, 그 아름다운 약속
  • 동두천.연천신문
  • 승인 2013.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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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원 사회복지사

정석원 사회복지사
지난 10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한 언론사가 공동으로 유산기부 캠페인을 목적으로 ‘레거시 클럽’(Legacy club)을 출범시켰다. 사회지도층 인사들부터 유산기부 릴레이 서약을 시작해 우리사회에 ‘보편적 기부’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얼마 전 고인이 된 전연천군 의원의 유족이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부조금 전액을 기탁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마침 연말이라 사회전반에 어려운 이웃을 돕는 캠페인이 한창 일 때여서 의미가 더하다.

몇 년 전의 일이다. 조손가구로 주변의 도움을 받고 있던 할머니가 어느 날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갔다. 사람들의 왕래가 거의 없던 집에 가족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제법 모여 웅성거리고 있었다.
평소 서로 사는 게 어려워 자주 찾지 못하는 게 어쩔 수 없는 노릇인데, 그래도 가족이니까 상(喪)을 당하여 그나마 이렇게 모여 다행이다 싶었다. 생전에 평생 가난으로 힘드셨는데, 가시는 길 북적이면 나쁠 게 없다 싶었다.

하지만 장례식 등의 절차도 결정하기도 전에 큰 소리가 오갔다. 남의 땅에 서있는 구옥 한 채와 손자 등록금으로 준비해둔 얼마간의 돈 때문이다. 자식들 간 이견이 생긴 것이다. 그 와중에 작은 금반지 하나가 서운한 감정을 더 키웠다. 오
랜 세월 여윈 할머니 손마디보다도 더 닳은 반지는 막내딸이 해준 것이라 하였다. 해서 자기 몫이라 하고 싶은데 여의치 않자 목 놓아 울었다.
사실 이런 작은 다툼은 우리 주변에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렇지만 답답한 심정은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반면 이번에 고인이 된 유족은 가족을 잃은 아픔이 채 여물기도 전에 부조금 전액을 기부하는데 뜻을 모았다. 감동이 크지 않을 수 없다. 유산의 전부 또는 일부를 금액의 많고 적음과 관계없이 사회에 환원한다는 레거시 클럽과 고인의 뜻이 같아 더욱 그렇다.

히라노 히데노리는 그의 책 <감동예찬>에서 다음세대에 남는 것은 돈과 같은 물질이 아니라 자신의 뜻(志)이라고 하였다. 또한 감동은 주는 것이 아니라 공유하는 것이라 하였다.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가치판단이 달라질 수 있는 심리적 태도를 행동 경제학에서는 ‘기준점 효과’(Anchoring Effect)라고 하는데, 인간은 누군가 정해준 기준에 따라서 세상을 보고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하기로 뜻을 모은 진심어린 성금은 사람들에게 충분히 귀감이 된다. 해서 아름다운 약속이 고인의 뜻이 해치지 않는 선에서 널리 전파되었으면 한다.

<아름다운 재단>의 2012 기빙코리아 인덱스 (Giving Korea Index)에 따르면 기부를 하는데 있어 영향을 미친 내적 동기로 ‘동정심’이 가장 높았고, ‘시민으로서 사회에 대한 책임감’, ‘개인적 행복감’, ‘종교적 신념’ 순으로 나타났으며, 외적동기요인으로는 ‘대중 매체로부터의 자극이나 요청’이 가장 높았고 ‘나눔을 실천하는 가족의 전통과 문화’ 등이 ‘경제적 여유’ 나 ‘연말정산 등 세제혜택’의 경우보다도 높은 비율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되었다.
맹자는 무측은지심(無惻隱之心)이면 비인야(非人也)라 하였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남을 돕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해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주관으로 열리는 사랑의 나눔 행사의 올해 전국시도 목표액은 3,110억이다. 기부자에 대하여는 감사와 존경을, 소외된 이웃에게는 희망의 메시지 전달을 목표로 내년 1월 말까지 성금을 모금할 계획이다.
올해도 십시일반(十匙一飯) 많은 사람들이 나눔과 기부란 아름다운 약속에 참여하길 기대한다. 우리가 서로 돕는 가치를 아는 인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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