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후, 김정은 체제의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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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사후, 김정은 체제의 변수
  • 이병익 칼럼니스트
  • 승인 2011.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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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사후의 북한상황이 우리가 우려할 정도로 흐르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
▲ 이병익 정치평론가, 칼럼니스트

김정일의 사망은 예견된 것이다. 심장이상과 당뇨등 합병증으로 오랜 세월을 비교적 잘 버텨왔다. 의학적으로 말하면 중증환자에 해당되는데 환자가 몸 관리를 잘 못하면 수명을 단축시키는 것이 상식적인 일이다. 김정일은 후계체제를 안정시키기 위해서 최근에는 적극적으로 나섰던 것으로 본다.

몸이 성치 않은 사람이 현지지도를 한다고 시찰을 다니고 중국, 러시아등을 장거리 여행을 하기도하고 몸에 밴 습성대로 야간에 더 활발하고 주간에는 언론에 드러난 사진을 보면 늘 피곤한 얼굴을 보이기도 했다.

나라 일을 걱정하고 인민을 위하는 마음이 누구보다도 강해서 피곤함을 무릅쓰고 현지지도를 하는 김정일의 모습을 홍보하고 싶었을 것이다.

갑작스럽게 세상을 뜬 것이 아니라 김정일은 서서히 죽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김정은 체제를 안정시키기 위한 여러 가지 일을 주도적으로 진행해 왔다.

군부의 원로인사를 뒤로 물리고 김정은 체제를 뒷받침할 사람들로 군부를 일신하고 당에서는 장성택과 김경희로 하여금 김정은 체제를 뒷받침하게 만들었다.

자신에게 충성하는 인사들을 김정은 주변에 포진시키고 김정일의 권력에 힘을 실어주는 일을 해왔던 것이다. 김정일의 노력이 성과가 있어서 김정은 체제는 점차 안정화되어 가는 추세인 것으로 본다.

앞으로 김정은이 이끄는 북한은 김정일 시대와는 다르게 흘러 갈 것으로 판단한다. 북한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 징조들이 여러 곳에서 볼 수가 있다.

김정일의 폭정으로 인하여 인민들이 굶어죽고 국경을 넘는 엑소더스가 진행되어 왔는데 실제로 평양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인구감소가 진행되고 북한의 노동력을 잃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정치범 수용소로 바로 끌려 갈 사안임에도 예전에 비해서 관대해진 징후들도 보인다. 수용소의 수용인이 포화상태라서 관리에 어려움 때문인 것으로 보여 지기도 하지만 북한정권의눈으로 보는 범법행위들이 점차 일상화 되어 가고 있다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생존과 관련해서 당과 정권에 비판을 했다고 모두 수용소로 끌고 갈 수는 없는 상황이 생겨나고 있다.

또 뇌물이나 상납이 일상화되어 빠져 나올 수 있는 여지가 많아지고 있고 조그만 뒷 배경도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인민의 일상은 살기 위해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고 단속원은 뒷돈을 챙기고 봐주는 행위도 일상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모든 현상은 생존의 문제에서 발생하기도 하지만 사회주의 체제가 붕괴되어 가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북한인민들은 한국이 북한보다 잘 살고 있고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다. 중국에서 들어오는 정보가 있고 탈북자들이 보내는 신호도 한 몫하고 있다. 예전처럼 통제를 하려고 해도 더 이상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해서 북한정권이 해결해 주지 못하는 것을 알고 있다.

대한민국이든 북한이든 이념의 투쟁보다는 삶의 투쟁이 더 현실적인 문제로 등장하고 있는 추세에서 먹고 사는 문제, 즉 경제가 국가발전의 첫 번째 화두로 등장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경제를 등한시하고 국가를 지탱해 나갈 수 없는 것이 현실인 것이다.

김정은 체제가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인민의 삶의 질의 개선이다. 인민이 죽어 가는데 체제가 소용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북한은 개혁개방을 하지 않을 수 없고 남북교류를 지연시킬 수 없는 절박한 상황인 것이다. 북한 내부에서 김정일 시대와는 다른 리더십을 요구할 것으로 본다.

숨죽여 지내던 개혁 테크노크랏 그룹들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한다. 1세대들은 이미 죽었거나 숙청을 당해서 전면에 나서지 못할 것이지만 중국의 개방을 목도한 청, 장년층의 기대심리가 있을 것이고 김정은 체제는 이런 요구에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북한은 당분간 평온을 유지해 나갈 것으로 본다. 김정은을 중심으로 후견그룹들과 군의 젊은 장교들이 현 상황에 만족을 할 수는 없을 것이므로 중국과 교류협력을 더욱 공고히 할 것이고 한국과의 관계에서도 도발적인 움직임을 자제할 것으로 예상한다. 남북관계에서 우리가 선제적으로 북한과의 교류나 지원에 나서야 할 것이다.

북한의 군 강경파가 정권을 노리는 상황이 발생해서는 안 될 것이고 장성택의 입지가 좋아지는 것이 남북관계에 유연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북한은 개혁, 개방의 바람을 인위적으로 막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그러므로 북한의 변화는 필연적이 될 것이고 이를 막으려는 시도는 북한 인민을 자극하는 일이 되어 오히려 북한 체제의 붕괴를 초래할 수 있는 문제이다.

김정은 체제에 대해서 현재로서는 예측할 수는 없겠지만 쉽게 무너질 것 같지는 않고 무너지기를 바라는 것도 무리한 일이다. 북한 체제가 안정을 되찾고 우리와 상생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우리나라에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북한문제는 우리나라가 안고 가야하는 폭탄과도 같아서 떨어뜨리면 모두 망하는 것이고 마냥 들고만 갈 수도 없다. 때가되면 뇌관을 제거하고 품에서 내려놓아야 한다.

북한인민들의 불만이 이제는 드러내 놓고 말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식량난으로 북한의 하층계급은 김정일 정권에 불만을 가져왔다. 김정은 체제가 시급하게 해결해 주지 못한다면 탈북현상은 지금보다도 더 활발히 이루어 질 것이다. 이런 사실을 북한정권이 인식하고 있다면 나갈 길은 하나밖에 없는 것이다.

김정일 사후의 북한상황이 우리가 우려할 정도로 흐르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

* 이 컬럼은 저희 신문사의 의견이 아니고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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