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보수'용어 삭제가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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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보수'용어 삭제가 바람직하다
  • 이병익 정치평론가
  • 승인 2012.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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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에서 한발 더 나가면 진보이고 보수는 언제나 한발씩 전진하고 변화해 나가는 것이다.

비대위의 정강정책 개정소위에서 국민의 여망에 맞게 '보수'라는 용어 삭제 여부등 정강정책에 관해서 전반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이 보수를 표방함으로서 얻은 것보다는 잃은 것이 많다는 것이 중론이다. 보수는 가치 있고 좋은 의미의 단어지만 언제부터인가 보수는 수구의 의미로 국민들에게 읽혀지고 있었다.

▲ 이병익 정치평론가, 칼럼니스트
보수주의자들의 잘못된 이기주의가 보수라는 단어의 퇴출에 일조하였다고 본다. 보수는 숭고하고 역사의 흐름을 거슬리지 않는 사조로서 존중해야 할 가치이지만 시대를 잘못 만나서 더 이상 유용하게 쓰일 단어가 아닌 것이다. 한발 더 나아가는 진보라는 단어가 시대를 이끌어 갈 사조로 자리 잡은 것으로 생각한다.

진보와 보수는 사실상 같은 뜻이다. 보수에서 한발 더 나가면 진보이고 보수는 언제나 한발씩 전진하고 변화해 나가는 것이다. 한나라당이 '보수'라는 단어를 버린다고 보수를 버릴 수는 없을 것이다. 그보다 더 좋은 단어인 '진보'가 있는데 굳이 보수를 명문화 시켜서 수구의 이미지를 가질 필요는 없다.

한나라당은 부정적 이미지와 부패한 이미지를 탈피해야 할 기로에 서 있다. 이미지 탈피는 글자하나 빼거나 바꾸는 것일 수는 없다. 이미지 탈피에 앞서서 실제적인 환골탈태가 있어야하고 다음이 이미지 개선이라고 본다. 실제로 한나라당은 보수성을 잃고 극단적이고 이기적인 수구의 행태를 보인 것에 대한 절실한 자기반성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한나라당이 재창당수준의 변화를 공언하였으니 이런 정도의 정강정책의 변화는 어렵지 않을 것이다. 국민들은 피부에 닿는 확실한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한나라당의 보수성은 경직된 틀에 잡혀서 진정한 보수성을 가진 정당이 아니었다. 차제에 진일보한 보수성을 가진 진보정당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진보냐 보수냐의 정체성은 이 시대에 별로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본다. 권위주의 시대의 보수는 기득권과 강경한 대북노선으로 각인 되었고 당시의 진보는 자유와 반독재의 상징이었다. 민주화된 시대의 보수와 진보는 우파와 좌파의 프레임으로 변환되어 가고 있는 중이다.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자 하는 사람은 우파, 사회민주주의를 추구하는 사람은 좌파로 분류한다.

그런데 우파와 좌파의 경계도 모호해져가는 시점에서 중도파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나니 이념이나 사조는 퇴색되어 가는 중이고 민생과 민권과 민복을 강화하자는 추세이다. 정치는 어느 정당이 국민의 행복권을 더 잘 지킬 것인가에 대한 경쟁이라고 본다.

한나라당이 보수를 정강정책에서 삭제한다고 하면 수구주의자들의 반발을 부를지도 모른다. 마치 보수를 최고의 선으로 생각하고 보수가 없어지면 나라가 망할 것처럼 통분하는 사람들이 생겨날까 걱정스럽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지만 이런 문제로 비대위를 비난하고 탈당을 감행하는 일들이 혹시 생길까 염려스럽다.

한나라당이 비판받고 조롱당하는 이유가 보수를 수구로 잘못 이해한 사람들의 실정에서 비롯된 것이다. 유권자인 젊은 세대들의 욕망을 외면한 것이 가장 큰 이유인 것으로 본다. 국민들이 50대 이상만 있는 것이 아닌데 젊은 20~40 세대들의 요구를 수용하지 못한 당의 경직성에서 원인을 찾아야 할 것이다.

진보좌파임을 주장하는 사람들 중에도 수구적 행태를 보이는 수구좌파들이 많이 있다. 한나라당은 진보우파를 지향하는 것이 당을 바로 세우는 길임을 명심하고 '보수'의 딱지를 떼버리는 것에 대해서 서운함이나 배신감을 느끼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보수'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보수를 수구로 인식하게 만든 사람들의 잘못임을 인정하고 보수를 잊는 것이 한나라당에 필요한 것이다. 한나라당이 진보의 틀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이병익 정치평론가,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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