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용(中庸)을 추구하는 나라사랑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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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용(中庸)을 추구하는 나라사랑 교육
  • 동두천.연천신문
  • 승인 2017.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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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제호 경기북부보훈지청 선양담당

국가보훈처는 지난 1월 4일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호국보훈정신 함양’을 주제로 2017년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여기에서 국가보훈처는 군사적 대비를 간접적으로 뒷받침하는 제반 인프라와 국민의 국가수호에 대한 의지로 구성되는 비군사적 대비 업무를 본격적으로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가보훈처는 국민의 호국정신 함양을 위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 나라사랑 교육을 확대 실시할 예정이다. 그런데 이러한 나라사랑 교육이 정치적·역사적으로 편향되었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에 아래에서는 이러한 비판의 전모와 타당성 및 나라사랑 교육의 실체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2016년 11월 국회 예산심의위원회 정무위원회에서 국가보훈처의 나라사랑정신계승발전(이하 ‘나라사랑 예산’)의 비목에 계상된 120억 원은 전액 보류되었고, 한 달 뒤 원안에서 80억 원이 삭감된 50억 원만 2017년 예산으로 통과되었다.

삭감을 주도한 야당에서는 나라사랑 예산을 정치적으로 편향되었다고 본 것이다. 한편 2016년 10월 말 입법예고 된 「호국보훈교육진흥법」에 대해 전라북도 교육감은 “냉전사고를 강화화는 내용이 될 가능성이 크다.“라며 막을 것임을 공언했다.

올 초에도 국가보훈처의 나라사랑 교육이 6·25와 천안함 사건, 연평도 포격도발 등 주로 국가수호의 가치를 가르치기 때문에 독립과 민주에 대한 역사교육과의 균형을 상실하게 만들 것이라는 일부 언론의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그런데 나라사랑 교육이 정치적으로 편향되었다는 목소리는 주로 야권 등에서 제기된다. 주로 민주주의를 유일한 지상가치로 여기는 이들의 입장에서 이따금씩 민주화 유예의 구실로 활용되기도 한 국가수호의 가치가 달갑지 않게 느껴질 수는 있다.

이들의 말대로라면 정치적으로 편향된 나라사랑 교육은 배척되어야 한다. 하지만 2016년 말까지 대한민국에서는 500만여 명이 나라사랑교육을 받았고, 2016년 나라사랑의식지수 조사에서 나라사랑교육의 필요성을 대다수(77.9%)가 긍정했다.

물론 다수의 지지가 절대 진리를 보장하는 것만은 아니지만, 많은 국민이 그 필요성에 공감하는 나라사랑 교육을 일부의 지적만으로 정치적으로 편향되었다고 단정 짓는 것은 논리학에서 말하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이다.

한편 나라사랑 교육이 냉전 사고를 강화한다는 비판은 공산(전체주의)과 자유세계의 대결에서 유발된 이념갈등을 조장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물론 소련의 해체로 세계 냉전은 거의 종식되었지만, 한반도만은 예외이다. 광복 이전 시작된 한반도의 냉전은 그 연원이 오래되었고, 냉전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치열하게 전개되었으며, 최근 북한의 핵 위협에서 알 수 있듯이 현재진행형이다.

즉 냉전은 대한민국이 직면한 현실이며, 대한민국의 사활이 걸린 이 전쟁에서 우리의 적이 누구인지, 또 이들이 가진 잘못된 생각이 무엇인지 아는 것은 너무도 중요한 일이다. 이러한 현실을 무시한 채 나라사랑 교육을 폄하하는 것은 안보불감증을 조장하는 것일 뿐이다.

또한 호국 위주의 나라사랑 교육이 독립과 민주 가치를 소외시킨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현재 대한민국의 역사 교육이 독립·호국·민주를 균등하게 다루고 있는지를 반문해 볼 필요가 있다. 단순하게 생각해서 독립은 역사교과서에서 큰 목차 하나가 온전히 배정되어 있지만 호국은 그렇지 못하다.

6·25만 중립적으로 다루어졌을 뿐, 경제적 측면에서만 다뤄진 베트남 참전을 비롯해, 한미동맹과 연평해전 등 여타 국가수호 활동의 대다수는 교과서에 누락되어 있다. 이는 4·19 혁명부터 지방자치제 전면까지 전 과정이 빠짐없이 다뤄진 민주화와도 대비되는 호국역사 교육의 초라한 면모이다.

결국 일부의 의견만을 들어 나라사랑 교육을 정치적으로 편향되었다고 낙인찍는 것은 논리적으로 옳지 않고, 현재진행형인 냉전에서 국가수호를 위한 가치관을 가르칠 필요가 없다고 하는 것은 전형적인 안보 불감증의 발로이며, 호국위주의 교육이 독립과 민주의 가치를 소외시킨다는 비판 또한 애초에 등한시되어 온 6·25 등 호국의 역사에 대한 정규교육 현실을 안일하게 인식한 결과이다.

오히려 국가보훈처의 나라사랑 교육은 이렇듯 저평가된 호국역사에 정당한 가치를 부여함으로써 독립·호국·민주로 이어지는 대한민국 근현대사에 균형을 불어넣는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나치거나 모자라지 아니하고 한쪽으로 치우치지도 않으며 변함없이 꾸준한 상태를 중용(中庸)이라 한다. 국가보훈처의 나라사랑 교육은 호국가치의 재평가를 통해 균형 잃은 근현대사 교육을 바로잡는다는 점에서 실질적 중용을 추구한다.

또한 대한민국의 안보현실을 반영해 적실성 있는 중용을 지향하며, 독립·호국·민주를 대승적으로 융합한 애국 가치를 다룸으로써 중용에서 말하는 꾸준함 혹은 불변을 담보하는 것이 나라사랑 교육의 실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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