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다리 없던 아프리카 말라위소녀, 걸어서 고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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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다리 없던 아프리카 말라위소녀, 걸어서 고향으로
  • 정동호 전문기자
  • 승인 2011.12.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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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서 재활 성공… 21일 귀국길 9세 소녀 ‘띠아미께’
▲ 두-다리-잃었던-아프리카-말라위-9세 소녀 ‘띠아미께’

태어나서 한 번도 걸어보지 못했던 아프리카 소녀가 경기도의 도움으로 제힘으로 걸어서 고향에 돌아간다고 해서 화제인데, 경기도의료원(원장 배기수)은 도의 의료지원을 통해 의족 수술과 재활에 성공한 아프리카 소녀가 21일 고향 말라위로 돌아간다고 밝혔다.

사연의 주인공은 아프리카 남동부의 가난한 나라, 말라위에서 온 9살 소녀 띠아미께(Shadreck Tiyamike). 띠아미께는 태어나서 한 번도 걸어 본 적이 없다. 띠아미께는 1살 무렵 어두운 집을 밝히려 켜둔 촛불로 불이 나는 바람에 화상으로 다리가 괴사됐고, 기억조차 없는 어린 나이에 양 다리를 모두 절단해야 했다.

따아미께가 말라위에서 활동하는 한국 NGO ‘우리문화가꾸기회’와 경기도의료원의 도움으로 경기도를 찾은 것은 지난 9월 21일. 당시 띠아미께의 상태는 심각했다. 오른쪽 발은 허벅지, 왼쪽 발은 종아리가 절단된 상태라 의족을 차는 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 수술진의 기술력과 재활이 관건이었다.

수술은 아주대병원이 맡고 재활은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이 맡기로 했다. 입국 이튿날 아주대 소아재활학과 조재호 교수의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이제 띠아미께가 걷고 서는 것은 오로지 재활치료에 달렸다.

“언니와 장난치는 게 너무너무 좋아요”

매일 계속되는 물리치료와 재활치료, 수술보다 힘든 재활과정에서 띠아미께는 웃음을 되찾고 있었다. 재활효과가 나타나면서 처음의 어둡던 표정은 갈수록 밝아졌다. 특히 재활효과는 수원병원 관계자들도 놀랄 만큼 빨리 나타났다.

띠아미께의 물리치료를 담당한 변병희씨는 “병원에 처음 왔을 때 태어나서 한 번도 혼자 힘으로 걸어보지 못한 띠아미께가 재활치료로 과연 스스로 걸을 수 있을지 반신반의했다. 그런데 재활 2주만에 처음으로 걸음을 땠을 땐 또래의 딸을 가진 부모로 눈물이 날 정도로 뭉클하고 감동했다”고 말했다.

몸을 움직이지 못해 가만히 누워있기만 해야 했던 띠아미께는 간병 차 함께 입국해 한 병실에 머문 사촌언니와 몸을 움직여가며 치는 장난이 이렇게 재미있고 좋은 것인지 처음 알았다고 기뻐했다. 90cm였던 키도 145cm로 커졌다.

물리치료사 손용상씨는 “출국을 앞둔 지금은 혼자 보행이 가능할 정도로 몸이 많이 좋아졌다. 퇴원을 하고 돌아간다니 섭섭하기도 하지만 말라위에서도 재활을 잘 해서 밝고 건강하게 자라길 바라고, 공공의료기관으로서의 보람을 느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경기도의료원, 제2의 띠아미께를 응원합니다

경기도의료원은 띠아미께가 말라위로 돌아가서도 계속 재활을 받을 수 있도록 수원병원에서 실시한 재활프로그램을 현지 병원에 전달할 예정이다. 또 현지에서 선교활동을 하는 김대식 신부를 통해 띠아미께의 상태를 공유하고, 커감에 따라 필요한 의족 교체도 지원할 방침이다. 지원은 띠아미께가 완전히 성장할 때까지 계속하기로 했다. 띠아미께의 수술과 재활은 모두 무료로 진행됐다.

띠아미께의 수술과 재활에 각별한 지원을 했던 배기수 경기도의료원장은 “띠아미께처럼 외국인과 다문화가정의 어려운 이웃에게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사랑을 실천하는 지역거점 공공병원의 역할을 다할 것”고 다짐했다.

12월 말쯤 제2의 띠아미께가 희망을 품고 경기도의료원을 찾는다. 도 의료원은 현재 난치성 뇌수종을 앓고 있는 말라위 19세 소년 장위리라를 위해 치료 대상 병원을 물색하고 있다. 장위리라도 띠아미께처럼 수술 후 경기도의료원에서 요양과 치료를 하게 된다.

한편,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띠아미께의 사연을 접하고, 출국 당일인 21일 수원병원을 방문해 띠아미께를 따뜻하게 응원할 예정이다.

띠아미께는 21일 오후 7시 아시아나 항공편으로 한국 카이스트에서 공부하는 말라위 대학생 마리암과 함께 말라위로 ‘걸어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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