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북부 수사경찰들 "나무보다 숲을 보자" 현장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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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북부 수사경찰들 "나무보다 숲을 보자" 현장토론회
  • 정동호 전문기자
  • 승인 2011.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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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국무총리실이 마련한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경기북부권의 일선 수사 경찰들이 한 자리에 모여 현장 토론회를 진행했다.

30일 경기 의정부경찰서에 모인 의정부, 양주, 동두천, 연천 경찰서 수사경찰 80여명은 이 자리에서 '나무보다 숲을 보자'는 취지의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현재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는 내사와 관련 "굳이 내사에 대해 검찰 지휘를 받지 못할 이유도 없다"는 의견과 함께 "내사에 대한 문제에 너무 매몰돼 더 큰 부분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이들은 "검찰이 자신들은 손해볼 것이 없는 내사 문제를 양보하면서 이번 일이 마무리할 수도 있는 예상도 있다"며 "실제 중요한 문제는 검찰이 기소권을 독점하고 있는 부분이 문제 아니냐"고 성토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이제까지 경찰측의 검찰에 대한 대응을 보면 논리가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 스스로 먼저 논리를 강화해 나가는 것이 우선시 돼야 할 것"이라고 자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검찰의 수사권 독점 논리에 대한 지적도 잇따랐다.

한 참석자는 "검찰이 수사권 분리 불가의 이유로 제시하는 국민 인권 침해는 검사 1인당 침해건수가 경찰 1인당 침해건수의 2배가 넘는 상황인데도 국민인권 보호를 위해선 경찰이 수사권을 가지면 안된다는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히려 경찰이 국민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검찰의 침해 사례를 감시하기 위한 정당한 논리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검찰의 유치장 감찰에 대한 대응책과 향후 조정안 시행 시 할 수 있는 경찰의 행동에 대한 의견도 제시됐다.

이 자리에선 "현재 수시로 검찰이 유치장을 감찰하는데 앞으론 유치장을 관리하는 경찰서만 감찰대상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대응책이 나왔다.

또 "조정안대로 시행되면 고소인들의 타자수라는 오명을 듣던 수사경찰들은 고소 민원인들이 검찰로 찾아갈 수 있도록 안내해 주는 역할이라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시간 여 진행된 이날 토론회의 마무리는 앞으로 경찰들의 동력을 한곳에 모아 구심점을 만들 수 있어야 된다는데 뜻이 모아졌다.

한 참석자는 "이제까지 경찰은 사자 몇마리에 쫒기는 버팔로떼였는데 이제는 스스로 우리들만의 중심을 만들어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한 오늘같은 자리를 자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위득량 의정부경찰서장은 "이 자리를 통해 거칠게나마 경찰 내부의 근본적 문제를 짚어본 것 같다"며 "검찰에 대한 경찰의 관계가 과거와는 다르게 대등해졌다고는 하지만 앞으로 경찰의 위상을 더 높여 후배들에게 자랑스런 선배가 되도록 하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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