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절하지 않고 우리 축산의 내일을 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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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절하지 않고 우리 축산의 내일을 준비하자
  • 동두천.연천신문
  • 승인 2011.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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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위생연구소장 이성식

▲ 이성식 소장(경기도 축산위생연구소)
작년 11월 28일 경북 안동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공무원, 군인?경찰, 자원봉사자 등과 온 힘을 합쳐 구제역 확산방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려 왔음에도 불구하고 경기, 강원, 충청지역으로까지 확산되었고 최근에는 경남지역에까지 발생하여 매우 안타까운 심정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닭?오리 등 고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까지 확산되고 있어 더욱 심각한 상황일 뿐 만 아니라 금년 겨울은 유례가 없는 혹한의 날씨까지 겹치면서 방역상황의 어려움이 최악이다.

그동안 만나지 못하고 매일 아침 마음으로만 안부를 묻고 하던 정들었던 축산 농가들이 구제역 양성판정 내지는 감염반경에 포함돼 하나 둘씩 매몰처분 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던 지난 2개월간은 지독한 악몽을 꾸고 있는 것만 같았다.

축산 농가들이 가족 같은 가축과 이별하고 피땀으로 일군 농장이 송두리째 땅속에 들어가는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너무 아프지만 이것은 우리만의 불행이 아니라 국가전체의 재앙이다.

대한민국 전체에 닥친 불행이며 우리 모두의 시련인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따위 바이러스 앞에 절대로 굴복해선 안 된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극복해 나가야 할 고난일 뿐, 좌절하고만 있기에 축산 농가는 너무나 소중한 존재이며 우리에게는 아직도 많은 미래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구제역은 우리 모두가 힘을 모으면 반드시 극복할 수 있는 문제로, 빠른 해결을 위해 많을 분들께 몇 가지 부탁을 드리고자 한다.

먼저, 축산 농가는 예방접종을 했다고 절대로 방심해서는 안되며 외부와의 접촉은 절대로 금지하고 농장자체에 대한 소독을 1일 2회 이상 더욱 강화하고 불가피하게 농장을 출입하는 차량에 대하여는 내부와 외부, 그리고 사람에 대한 소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

아울러 이미 가축을 매몰 처분한 농가들도 14일 이상 외출을 금지하고 자체 농장소독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그동안 정부에서는 축산물 품질을 높이고 브랜드화로 마케팅 능력을 향상시키고, 경영합리화로 가격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투자로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노력은 성과를 거두었으나, 시장 개방에 따른 가축방역의 선진화에는 상대적으로 노력이 미흡했다.

따라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구제역, AI 등 악성가축전염병에 대응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 및 중장기적인 로드맵을 마련해 놓아야 할 것이다. 아울러,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지역실정에 적합한 가축방역시스템을 갖추고 축산농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한 단계 높은 수준의 가축질병 진단 및 연구기능을 구축해야 할 것이며, 축산농가와 직접 대면하는 지방자치공무원들의 경우 힘들고 지치겠지만 이러한 모습을 보이면 축산 농가들이 희망을 갖기 힘드니 더욱 더 힘을 내길 바란다.

구제역과 같은 악성가축질병이 발생하여 축산업이 위기를 맞게 되면 축산농가만 파산하는 것이 아니라 사료, 약품, 동물병원, 가공, 유통 심지어는 관련 공무원, 전문대학에까지도 도미노현상을 일으키는 깊은 연관성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한 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하려면 관련 산업종사자뿐만 아니라 소비자인 국민들까지 공동체적 책임의식을 갖고 대처해야 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있다. 그래도 우리는 외양간을 고쳐야 한다. 그동안 우리는 축산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왔다. 여러 차례의 위기도 넘어 왔다.

우리나라 농업에서 축산이 무너지면 우리나라 농업 절반의 붕괴를 의미한다. 그만큼 축산업은 연관 산업이 크고, 경제적 영향력이 큰 산업이다. 육류 소비가 증가하고 있는 현실에서 축산 기반이 붕괴되면, 그나마 육류의 안전성은 담보할 수 없게 된다는 점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가축 질병은 오늘 끝났다고 해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 우리의 고민이나 절대로 축산의 미래를 포기할 수 는 없다, 어제는 땅속에 가축을 묻었지만 오늘은 민관이 모두 합심하여 내일을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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