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천 차탄리 출신 손희송 신부, 서울대교구 보좌주교에 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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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천 차탄리 출신 손희송 신부, 서울대교구 보좌주교에 임명
  • 백호현 기자
  • 승인 2015.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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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8일 명동성당에서 주교 서품식 거행, 3000여 명 참석해 축하

연천 초, 중학교 졸업, 가톨릭(천주교)계의 큰 인물 탄생, 연천의 경사!

서울대교구 손희송 (베네틱토) 주교가 주교품을 받고 주교로서 첫발을 내딛고있다.

주한 교황대사관은 지난 7월 14일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서울대교구 손희송 베네딕토 신부(1986년 사제 수품)를 서울대교구 보좌주교(Auxiliary Bishop of the Archdiocese of Seoul)로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신임 손 주교는 “저처럼 부족한 이도 주교로 불러주신 하느님을 믿는다.”면서 “사제들이 기쁘게 사목하고 신자들은 즐거운 마음으로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손 주교는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요한 20,28)을 주교 수품 성구로 정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대변인(홍보국장) 허영엽 신부는 “교황님께서 지난해 한국을 방문해주신 데 이어 또다시 큰 선물을 주셨다”면서 “한국 교회를 향한 교황님의 관심과 애정을 다시 한 번 확인한다.”고 새 주교 임명을 환영했다.

 허 신부는 “손 주교님은 뛰어난 학식과 겸손한 인품의 소유자로 교구 사제단 안에서도 신망이 두텁다”며 “특히 신학대 교수로서 오랜 기간 후학 양성과 평신도 교육에 앞장서 신자들과 후배 사제들에게 존경과 사랑을 한 몸에 받는 분”이라고 설명했다.

 ▲ 서울대교구 손희송(가운데) 주교가 주교서품 미사를 마치고 퇴장하면서 신자들을 축복하고 있다.

 서울대교구 손희송(베네딕토) 주교가 28일 염수정(안드레아) 추기경의 주례로 서울 명동주교좌성당에서 거행된 서품식에서 주교품을 받고 주교로서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날 서품식에는 정진석(전 서울대교구장) 추기경, 주한 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광주대교구장) 대주교를 비롯한 한국교회 주교단과 교구 사제단, 수도자, 신자 등 3.000여 명이 참석해 손 주교가 하느님의 충실한 종으로 주어진 직무를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느님 은총을 청했다.

 손 주교는 “주님의 포도밭인 교회가 주인께서 원하신 대로 하느님의 백성, 그리스도의 몸, 성령의 궁전이 될 수 있도록 한 알의 밀알이 되고자 한다”며 “교구장님을 도와 다른 주교님들과 힘을 합쳐, 신부님들과 신자들의 협력을 받아가면서 열심히 일하겠다”고 말했다.

 서품식에는 주교 31명과 사제 600명, 평신자 2천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건하고 엄숙하게 거행됐다.

 성당 안에는 미리 초청장을 받은 약 1,000명만 들어갈 수 있었지만, 성당 앞에도 야외 스크린을 설치해 2천여명의 신자들이 서품식을 함께 지켜봤으며 연천성당 50여명의 신자들을 비롯한 연천초, 중학교 동창 등 손주교 관련 친척, 친지 등 100여명도 자리를 함께 했다.

 이어진 축하식에는 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 정진석 추기경, 한국천주교주교회의의장 김희중 대주교와 새 보좌주교의 가족 등 600여명이 참석했다.

 파딜랴 대주교는 '주교는 자신에게 맡긴 양떼를 잘 살피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을 인용하며 "주교가 된다는 것은 단순한 명예가 아니고 교회의 사목 직무와 봉사에 헌신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축사를 대독한 청와대 김상률 교육문화수석은 "(신임) 주교의 주보성인인 베네딕토 아빠스는 분별력과 균형의 사고로 잘 알려진 분"이라며 "베네딕토 성인을 닮은 사목활동을 통해 많은 이들이 위로와 희망을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손희송 신임 주교에 대해 큰 누나 손희복(엘리사벳, 72)씨는 “어린 시절부터 막내답지 않게 의젓하고, 좀처럼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기억했다. 대신학교 입학 동기로 ‘30년 지기’인 박일(동성고 교장) 신부는 “신학교에서 딱딱한 교의신학을 가르쳤지만 고지식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제자들과 소통을 잘했다”면서 “SNS 등으로 젊은이들과도 지속해서 소통을 한 ‘소통의 달인’”이라고 말했다.

 손 주교는 1957년 1월 경기 연천 차탄리 독실한 구교우(舊敎友) 집안에서 3남 2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연천공소 회장이었던 손 주교의 아버지 손광호(마태오, 1970년 선종)씨는 손 주교가 말을 하기 시작했을 때 기도부터 가르쳤다. 손 주교의 가족에게 기도는 ‘의무’였다. 매일 온 가족이 모여 기도를 바쳤다. 할아버지 손순재(프란치스코)씨는 손주들이 기도문을 제대로 외우지 못하면 회초리를 들기도 했다.

 아버지는 손 주교가 어렸을 때부터 틈만 나면 “너는 신부가 돼라”고 이야기했고, 손 주교는 자연스럽게 성소(신부가 되는 꿈)를 키웠다. 아들의 신앙을 이끌어주던 아버지는 어느 날 여름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손 주교가 14살 되던 해였다. 어머니 양기순(마리아, 2014년 선종) 씨는 홀로 5남매를 뒷바라지했다.

 손 주교는 연천중학교를 졸업하고 1972년 소신학교(성신고), 1975년 가톨릭대 신학부(가톨릭대 신학대학)에 입학했다. 함께 공부한 박일 신부는 “공부, 교우 관계, 신앙, 인품… 모든 걸 잘 갖춘 친구였다”면서 “신학교 시절에는 마냥 착하고 고지식한 ‘범생이’(모범생) 같은 모습이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유쾌해지고 유머 감각이 늘어갔다”고 말했다. 그는 손 주교를 “골계적(滑稽的) 해학을 즐기는 사람”이라고 평했다.

 군에서 전역한 뒤 1982년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대학으로 유학을 떠나 교의신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1986년 귀국해 가톨릭대 성당에서 사제품을 받았다. 어머니가 누구보다 기뻐했다. 푸른색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어머니는 신학교 뜰에 무릎을 꿇고 아들 신부에게 감격스러운 첫 축복을 받았다.

 손 주교는 교리와 신학을 쉽고 친근하게 풀이하는 강연과 저술로도 유명하다. 지은 책으로는 「그리스도교 신학의 근본 규범인 예수 그리스도」 「열려라 7성사」 「행복한 신앙인」 「주님의 어머니, 신앙인의 어머니」 등 10여 권이 있다.

                 ▨ 약     력

1957년 1월 28일 경기도 연천 출생

1975~1979년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1982~1986년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대 신학대(신학석사)

1986년 7월 4일 사제 수품

1986~1992년 인스브루크 대 신학 박사 과정 수료

1992~1994년 서울 용산본당 주임 신부

1996년 가톨릭대학교 신학박사

1994~2015년 2월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수

2005~2012년 주교회의 신앙교리위원회 총무

2005~현재 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 위원, 서울 대표

2012~현재 주교회의 평신도사도직위원회 총무

2012~현재 서울대교구 사목국장

2015년 7월 14일 서울대교구 보좌주교 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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